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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6주차 (6월 4주차)

승조원침실에서 주간정리를 쓴다.

1년은 52주, 어느덧 일년의 절반이 지났다. 오늘 날짜도 마침 6월 30일이고, 벌써 내일이면 하반기이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삶으로부터 큰 도전을 받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장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맑게 개인 하늘 너머로 항상 먹구름이 보이곤 한다. 날씨가 잘못됐다. 이걸 장마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아는 장마는 장대비가 하루댓날 내리는 시기인데, 10분간 폭우가 오다가 10분간 맑게 갠다. 하늘이 고장났다. 우산을 꼭 챙겨다녀야겠다.

사는 의미

전에 말했듯, 신학적 인간학 강의에서 교수님이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을 권해주셨고, 며칠 전에 다 읽었다. "삶이 나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다"라는 대목이 인상깊었다. 이는 교수님께서 수업에 언급하신 내용이기도 했다.

전후 맥락을 보자면, 삶이 여러모로 허무한 나머지 더 이상 어느것도 바라게 되지 않는다는 고민에, "삶도 네게 바라는 것이 있고, 이에 집중할 때 사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라고 답했다는 구절이다.

처음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어떻게 삶이 내게 기대하겠는가, 삶은 내가 사는건데. 그러나 이를 개인 삶에서 사회와 세상으로 확장하니 이해할 수 있었다. 사회는 내게 확실히 뭔가 기대한다. 지금 국가는 내게 병역의 의무를 온전히 수행하길 바라고 있고, 가족은 내가 건강히 살기를 바라고 있다. 사회가 내게 바라는 것 뿐만 아니라, 나도 사회에게 많은것을 바란다. 오늘 제 시간에 맞춰 밥을 먹을 수 있길, 횡단보도를 건널 때 차와 부딪히지 않길, 국가가 날 지켜주길 바라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할 수 있길 바란다. 이러한 작은 바람과 기대가 모여 한 사람의 일상이, 인생이 되고, 개개인의 일상이 바람으로 묶여 사회와 세계가 된다. 내가 받고 있는 기대, 내가 사회에 주는 기대를 온전히 이해하고 충만히 수행할 때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항해 25%

7일간 배에서 살았다. 4주 항해중 1/4을 마쳤다. 내부 구조가 복잡해서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생활하는곳 / 밥먹는곳 / 화장실 / 나가는곳은 어디있는지 알겠는데, 그 외는.. 아직 미숙하다😅

배에는 잠깐 쉴 공간이 없다. 내겐 일하는 곳과 자는 곳만 있다. 괜히 이 배가 노예선이라고 불리는게 아닌 것 같다. 리빙컨디션을 차치하고서라도, 일하거나 / 누워 뻗어 자거나 둘중 하나만 할 수 있다.

배 안에 넓은 광장이 있다. 여기에 모두가 모인다. 광장에서 공부, 운동, 대화 등 모든 활동을 한다. 그러나 광장에 내 의자는 없어서🤯 편히 앉을 수 없고 벽에 기대거나 턱에 걸터앉아야 한다. 배 타고 나서 허리가 안좋아짐을 느낀다.

밥은 마음에 든다. 배밥.. 맛있다. 고생해서 맛있게 느껴지는건진 모르겠지만, 참 맛있다. 맛있는 메뉴가 나오는게 아니다. 그냥 모든 평범한 부분부분이 맛있다. 배에서 주는건 김치마저도 더 맛있다. 덕분에 살이 좀 찔 것 같다.

그 외에도.. 승조원간 무관심.. 비좁은 공간.. 어디서나 들리는 엔진 소음.. 환기가 안되는 실내.. 등등 아쉬운 점은 많지만 전반적인 생활은 만족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팀에서 내게 할당한 임무가 쉽지 않다. 주말은 없고, 근무일정표가 수시로 바뀌고, 행정처리도 안되고, 휴식시간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해내야지. 주변 사람들이 내게 고생한다고, 수고한다고, 열심히 한다고 말해주는걸 들으며 힘을 낸다.


안강역에서 누리로 타봤다! 포항에 들른 김에 평생 탈 일 없을 것 같은 열차를 타봐야겠단 결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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