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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5주차 (6월 3주차)

승조원침실에서 주간정리를 쓴다.

정한 배에 타다

자세한 내용은 언급할 수 없지만, 한달간 항해를 떠나게 되었다. 바배겠지만, 배에 타서 가장 먼저 "미로같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활할 위치조차 처음엔 제대로 숙지가 안됐다. 여러번 길을 잃고 주변 사람들한테 묻고 나서야 그제야 조금 알겠다.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긴 하다.

많이.. 절망스러웠다. 생각 보다 리빙컨디션이 많이 안좋았다. 제가요? 여기서? 4주나요? 싶은 수준의 리빙컨디션이였다. 첫 몇시간은 집에 가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팀장님 보고싶다.. 경비아저씨도 보고싶다.. 라는 말을 동료에게 많이 했다. 그런데 같이 배에 탄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나도 같이 힘이 나더라. 화이팅 넘치는 모습만을 보는게 내 일이기도 하고.

아직 미숙한게 많다. 가면 안되는 곳, 복장 규정, 정규 일과 등 눈치껏 많이 배워야 한다. 그래도 같이 온 사람이 있어서 망정이지, 혼자 왔었으면 정말 우울했을 것 같다. 좋아요, 잘 해볼게요. 새내기들도 해내는걸 내가 못해내겠음? ㅇㅇ 오히려 좋아 찢어줄게 완벽한 뱃사람이 되어주마.

항해중에 읽으려고 도서관에서 을 몇 권 빌렸다. 그중 한 권이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이다. 학부 첫학기때 들었던 "신학적 인간학" 강의의 최현숙 교수님께서 권해주셨다. 정신과 의사가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방법을 토대로 의미있는 삶을 사는 방법을 알려준다. 사실 "배는 죽음이다"라는 의미로 가져온건 전혀 아니였다. 그냥 교수님이 추천해주셔서 가져온 책이였는데, 조금은 감정이입이 되었다. 무자비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나, 집으로 잘 돌아가 볼게요.
지금은 승조원 침실에서 누워서 글을 쓴다. 여기 있는 동안 정말 많은 책을 읽고, 정말 많은 글을 쓸 것 같다. 항해중엔 주간정리와 더불어 항해일지도 써야할지 모르겠다.

그 외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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